길치도 여행해요1 길을 잃은 순간, 기록하는 여행기 - 여행 후 마음의 변화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 여행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길을 잃는다. 그런데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이 길 잃음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그 아주 서늘하면서도 신기한 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목적지가 희미해지고, 지도가 낯설게 보이고, 발걸음이 헷갈리기 시작하는 그때. 어쩌면 그 순간이야말로 여행에서 가장 온전하게 내가 나로 존재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보통의 여행에서는 계획이 중요하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지, 어디에 들를지 모든 것을 미리 정해두곤 한다. 하지만 길을 잃는 순간에는 계획이 무의미해진다. 내가 설계한 모든 루트가 엉켜버리고, 방향 감각마저 흔들린다. 처음에는 당황이 찾아온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목적지.. 2025. 12.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