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글귀1 마지막 밤이 가장 조용한 이유 - 여행의 끝에서 마음이 먼저 멈추는 순간 더 이상 채우지 않게 되는 밤 여행의 마지막 밤은 이상하게도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는 시간이다. 도착한 첫날에는 밤이 부족해서, 몸이 피곤해도 거리를 더 걷고 싶고 불이 켜진 가게 하나라도 더 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마지막 밤이 되면 그 욕심이 사라진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데도, 굳이 무언가를 더 하지 않는다. 이미 이 도시에서 받을 수 있는 감정은 충분히 받았다는 걸 몸이 먼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짐은 대부분 정리되어 있고, 내일 입을 옷은 이미 꺼내 놓은 상태다. 캐리어의 지퍼를 끝까지 닫지 않은 채, 괜히 다시 열어본다. 더 넣을 것은 없지만, 이 여행이 정말 끝났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어서다. 마지막 밤에는 새로운 계획 대신, 그동안 스쳐간 장면들이 천천히 떠오른다. 골목의 냄새, .. 2025. 12.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