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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끝2

여행의 끝 - 마음이 끝을 받아들이는 시간 이미 돌아왔는데도 끝나지 않은 느낌여행이 끝났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 비행기에서 내렸고, 집에 돌아왔고, 캐리어도 정리했다. 일정표는 이미 과거가 되었고, 사진은 갤러리 속으로 들어갔다. 모든 조건은 여행이 끝났다고 말하고 있는데, 마음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여행이 남긴 감정이 일상보다 조금 더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이다.일상은 빠르게 현재로 돌아오라고 재촉하지만, 마음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끝난 여행을 계속해서 떠올린다.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갑자기 그 도시의 거리나 냄새, 공기가 떠오른다. 여행이 끝났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직 정리되지 않았을 뿐이다.이 시기에는 여행이 현재처럼 느껴진다.. 2025. 12. 27.
마지막 밤이 가장 조용한 이유 - 여행의 끝에서 마음이 먼저 멈추는 순간 더 이상 채우지 않게 되는 밤 여행의 마지막 밤은 이상하게도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는 시간이다. 도착한 첫날에는 밤이 부족해서, 몸이 피곤해도 거리를 더 걷고 싶고 불이 켜진 가게 하나라도 더 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마지막 밤이 되면 그 욕심이 사라진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데도, 굳이 무언가를 더 하지 않는다. 이미 이 도시에서 받을 수 있는 감정은 충분히 받았다는 걸 몸이 먼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짐은 대부분 정리되어 있고, 내일 입을 옷은 이미 꺼내 놓은 상태다. 캐리어의 지퍼를 끝까지 닫지 않은 채, 괜히 다시 열어본다. 더 넣을 것은 없지만, 이 여행이 정말 끝났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어서다. 마지막 밤에는 새로운 계획 대신, 그동안 스쳐간 장면들이 천천히 떠오른다. 골목의 냄새, .. 2025. 12. 26.